#1. 백그라운드 스토리

이 집에 이사왔을 때 이 집은 정말 공사판이었다.
욕실은 타일 깨는 작업도 덜 된채로 무작정 이사부터 들어왔다.
원래 살던 아파트에서 이사 나가기 전까지 시간은 있었지만
주말에만 깨작깨작 해서는 공사가 한참 더 걸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하에 욕실과 화장실이 갖춰져 있었고
부엌공사는 진행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침실만 대충 완성하고 나니
어찌저찌 살림은 가능했다…
근데 왠지 남의집에서 노숙하는 기분은 지울 수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하나씩 차근차근
욕실, 화장실, 거실, 각종 조명 등
거의 1년에 걸쳐 지금의 아늑한 집을 완성해왔다.

그런데 가장 마지막으로 남겨진 숙제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내 서재였다.

사실 내 서재가 필요한 지 조차 고민 안해봤고
남자친구 서재에 필요한 책은 다 수납이 돼서
이 방은 그냥 남는 방 1에 불과했다.
(워낙 집이 커서 남는 방이 많다…)

회계 수업을 듣고, 세무사 취직을 하고, 노무 수업까지 듣게 되면서
거실과 주방, 남자친구 서재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공부를 했다.
근데 노트와 두꺼운 책, 노트북과 충전기 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이방저방 돌아다니는게 왠지 서러워졌다.

남자친구가 자기 공부해야 한다고 서재에 앉아있는 날엔
거실에서 이것저것 펼쳐놓고 공부를 하는데
그러다 손님이 오면 다시 싹 치우고
가면 다시 싹 펼치고… 에효효

그래서 이 남는 방 1을 완전 내 스타일로 메이크오버 하기로 결정했다!
난 워낙 좀 미적 감각이 없고, 철저한 계획세우는 걸 어려워하는 타입이라
AI (무료모델)와 무료 인테리어앱을 적극 활용했다.



#2. 비포

우선 비포사진이다.
이 방에서 남자친구의 삼촌이 돌아가셨는데
아마 그래서 조금 더 미루게 됐던 것 같다.
미루는 동안 이것저것 잡동사니를 들여놓고 문은 꽝 닫은 채로 살았다.

붙박이를 떼고 나니 벽도 엉망이다… 그래도 나름 식품 저장고로 유용했다.


#3. 메이크오버 과정

난 정말 내 서재의 필요성에 대해 오래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무슨 방을 원하는 지를 결정하는 것이 제일 급선무였다.

그래서 내가 제일 먼저 한 것은 방의 치수를 재고
인테리어 앱에 등록해서 이리저리 꾸며보는 것이었다.
이때 난 Home Planer라는 앱을 사용했다.

앱 자체는 무료지만
난 집 전체를 인테리어 하던 시기였기 때문에 6개월 구독권을 결제해서 사용했다.
근데 그 가격값을 했다! 특히 색 변경기능, 인공지능 기능 등이 가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

크기 설정 후 무한 인테리어 지옥 START (이 수치기록은 나중에 페인트나 가구 살때 큰 도움이 됐다)
수개월간의 고민 끝에 난 이런 느낌의 방을 원한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특히 이 앱에는 기성제품들이 등록돼있고
이케아 제품은 종류별로 다 들어있기 때문에
이 방이 진짜 내방이 될 수 있다!
(참고로 위 완성본은 내가 얼추 완성한 인테리어에 제미나이를 끼얹은 것이다)

제미나이로는 앱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식물이나 새로운 아이디어 등을 구했다.
나노 바나나는 퀄리티는 좀 부족하지만 빠르고 무료이기 때문에 브레인스토밍에 아주 유용하다.
반면 챗지피티는 시간은 훨씬 더 걸리지만 더 예쁜 이미지를 만드는 데 강한 것 같다.

틈틈이 핀터레스트도 많이 참고했다. 여기도 AI이미지가 많지만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를 때는 알고리즘에 몸을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휴대폰으로 딸깍 하는 것과 실제 행동을 하는 것은 다르다.
시간도 없고 다른 신경쓸 것도 많은데
나에겐 도파민과 명확한 목표가 필요했다.

그것을 제시한 것이 바로 제미나이다.
난 일단 이 지저분한 방을 치우고 페인트를 칠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깔-끔.

그래 이 방이 이렇게 된다면야 못할 게 뭐있나!
으라차차 힘이 솟아서 방을 싹 치워버렸다.
다음날 바로 같은 색의 페인트도 사와서 싹 칠해버렸다.

페인트는 파워 P인 내가 아주 갑작스럽게 진행한 일이라 사진도 안찍어뒀다.. ㅋㅋㅋ
어디 약속 가기 전 두시간인가 남겨놓고 페인트질을 시작했던 기억이…하핫

페인트는 두세번 발라야 해서 바르는 게 오래걸리지만
벽지보다 이리저리 바꾸기도 쉽고 못박기도 마음 편해서 좋다. (구멍나면 그냥 퍼티로 쓰윽)



이후 앱에서 실제로 사용한 책상과  벽걸이, 조명, 그리고 주변 상점에서 싸게 산 카펫을 깔았다.

근데 사실 이때 좀 당황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르고 이제 뭘 더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구상했던 대로 벽에 책상을 붙이려고 했는데
이 햇살 좋은 방에서 벽보고 공부하는 건 싫었다.

그래서 책상을 중간에 옮기고 보니 그냥 휑- 그자체였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마법:
제미나이! 구해줘!!


제미나이는 귀차니즘인 나를 위해 일단 방을 좀 치워줬고
여러 색감 조합을 보여줬으며
추천 가구를 들여놔주었다. 쫌 볼만하다.

근데 저 뒤에 티비장 같은 선반이 영 거슬리고 활용도도 크지 않을 것 같아서
이렇게 구상만 한 채로 또 몇달이 흘렀다.
그동안 또 계속 핀터레스트 찾아보고 가구 찾아보고 그랬다.

그러면서 인테리어앱에서 찾은 게 이런 대형 책장이었다.

검은색도 나름 시크하고 멋있다…

근데 난 시크한 사람이 아니기에
이케아에서 연갈색 책장을 샀다.

보니까 연민트색 벽이랑 이 연갈색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책장을 사두고 미루고 미루다가 겨우 조립했다.
이때가 밤 열두시… 다음날 출근해야하는데
유튜브 라디오처럼 틀어놓고 명상하듯 조립해나갔다.

그러다보니 실수도 많아서 다시 풀고 조립한다고 시간이 배로 걸린 것 같다.
근데 이거 설명서가 너무 어렵게 돼있어!!

그렇게 4시간인가 자고 다음날 출근해서 엄청 피곤했지만
드디어 내 방이 거의 완성됐다는 게 기뻤다.


#4. 애프터


정리까지 마친 대망의 애프터!!
여기저기 있던 책들과 내 소품들을 모아서 내 취향의 방을 완성했다.
아직 부족한 것도 많고 특히 책장에 책은 5%도 안되는게 부끄럽긴 하지만

지금껏 차근차근 인테리어 해온 과정처럼
앞으로 살아있는 식물과 내가 좋아하는 책, 좋아하는 소품을 차근차근 모아가려고 한다.

이건 챗지피티가 만들어준 식물학자의 방 컨셉 ㅎㅎ
(학자라면서 책 아직도 없는거 실화냐)

이렇게 메이크오버 과정을 정리해보았다.

처음엔 폰만 붙잡고 있는 기분이라
괜히 우울하고 내가 예쁜 방을 가질 수 있을 지 확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매우 만족하는 중이다!

인테리어 한번에 할필요 없이 월급 들어오면 조금씩 사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특히 방 꾸미기 컨셉 잡히고 나서는 여기저기서 어울릴만한 소품 사는 재미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배운 나의 꿀팁
첫번째! 세컨핸드 상점에서 보석을 찾을 수도 있으니 자주 들르기!

두번째! 브레인스토밍이 중요하다!! 최대한 오래 고민하기

세번째! 비싸고 좋은 가구를 다 한번에 사지 않아도 충분히 좋아하는 방을 가질 수 있다. ㅎㅎ



아직은 사람냄새가 덜나는 방이지만 하나하나 꾸며가보려고 한다ㅎㅎ 인테리어 일지 끝!

오늘 세무서 직원분이 진행하시는 부가가치세 강의를 듣고 왔다.
완전 기초인데다가 전에 읽어봤던 내용도 있었어서 그렇게 어렵진 않았는데
세무사님이 내일 새로 온 인턴한테 설명 해주라고 시키셔서
까먹기 전에 중요한 것 위주로 간단하게 정리해보려고 한다.



1. 부가가치세란?

부가가치세는 일단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국가에게는 소득세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세금원이다.
2020년 기준 오스트리아는 부가세 284.4억 유로 (50조원)를 거두어들였다고 한다.
부가세는 단순히 세금을 벌어들이는 수단으로써뿐만 아니라
특정 산업군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통해 부의 재분배, 자원 분배의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필수 의료서비스, 식품에 대한 세제 혜택 등)



2. 부가세의 중요한 특성 세가지

- 간접적임: 실제로 자기 돈으로 부가세를 지불하는 것은 우리같은 최종 소비자이지만 그걸 세무서에 갖다 내는 사람은 기업이다.
이유는 단순, 세금 계산은 복잡하니까. (근데 그래서 기업들이 세금 돌려받는 거 어이없을 때가 있음.. 내가 냈는데 왜 니가 돌려받아)
- 행위에 대해 부과됨: 거래자의 상황과 무관하게 대부분은 행위=부과의 원칙이다.
- 걷힌 세금은 공유됨: 오스트리아 기준 걷힌 부가세는 연방, 주, 지자체가 일정 비율로 공유한다고 한다.



3. 세율

- 20%: 가장 기본세율, 대부분의 재화 및 서비스
- 10%: 식품, 의약품 등 필수적인 특성을 띠는 재화, 사람운송업, 숙박
- 13%: 사료, 살아있는 식물 등
- 4.9%: 2026년 7월 1일부터 추가되는 필수식료품에 대한 세율 (10%에서 추가 감면)
그외에 독일에서만 접근이 가능한 두 마을은 독일과 동일한 19%세율을 인정해준다고 한다.



4. 구조

구조는 다음과 같다.
어떤 행위가 있으면 세금을 거둘 수 있는지 없는지부터 구분한다.
세금을 걷을 수 없는 행위면 부가세법에선 더이상 관심없다.

세금을 걷을 수 있는 행위라면 또 두개로 나뉜다.
세금을 진짜 내야하는 행위, 세금이 면제되는 행위
진짜 내야 하는 행위라면 전에 언급된 네다섯가지 세율을 내면 끝.

세금이 면제되는 행위는 또다시 두가지고 나뉜다.
진짜 면제 (echt steuefrei), 가짜 면제 (unecht steuerfrei)

진짜 가짜라니 개념이 좀 웃기게 들리긴 하지만
진짜 면제라 함은, 기업입장에서 부가세는 안내고 매입세는 돌려받는 것이다.
즉, 물건을 만들 때 든 비용과 물건을 판 매출액 모두 세금 뺀 값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제품을 국내에서 만들어서 해외로 팔아버리는 경우이다.
기업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세금을 지불한거니 면제되고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해외 소비자이므로 최종 소비지국이 아닌 국내에선 세금을 내지 않는다.

가짜 면제는 기업이 물건을 판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안내지만
물건을 만들 때 든 비용에 대해 기업으로써 지불한 세금을 못돌려받는 것이다.
약간 최종 소비자 취급을 하는 것인데
그래서 이런 기업이 발행한 영수증엔 세금을 안내도 되고, 해당 기업은 물품 살 때 세금 꼬박꼬박 내야한다.

특정 사업군의 개인사업자(의사, 변호사, 세무사 등)
보험사(보험 세금은 복잡해서 그냥 보험사가 내고 끝)
소규모사업자(세금 계산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비용은 크고 수익은 그대로인 것 같아서 국가가 삥뜯는 건가 싶었는데
이건 비용이 적은 사업자들 대상으로 계산을 간편화해주는 장치이고,
원한다면 세금 내고 세금 돌려받는 보통의 납세자로 전환할 수 있다.
특히 사업 초기라 비용이 크다면 매입세액 돌려받는 보통 납세가 훨씬 이득이다.



5. 세금 걷을 수 있는 행위란?

세금 걷을 수 있는 행위엔 4가지가 있다.
1) 본인사용: 기업가가 최종 소비자로써 한 소비는 머 당연히 세금 걷을 수 있고 환급도 안된다.
회사에서 사용하던 컴퓨터를 집에 갖고와서 쓰는 것도 세금을 내야 한다고 한다.
오래돼서 장부가치가 0이면 안내도 되겠지만 회사 자동차라면 쬐끔 복잡쓰..

2) 배송 및 기타 서비스: 국내에서 대가를 받고 사업범위 내에서 제공한 배송 및 기타 서비스는 납세대상이다. 특히 유럽은 유럽내 배송이 끼면 쫌 복잡해진다…
기타 서비스에는 건설관련 서비스(철거, 외벽페인트 등)는 완전 예외다!! 이건 아주 복잡하니 언젠가 내가 세금 전문가가 되면 또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3) 해외에서 배송받은 재화: 해외에서 물건을 사면 최종소비지인 국내에서 세금을 내야 한다. 관세랑 같이 걷어가거나 나중에 청구서 날아온다고 한다.

4) EU 내에서 배송받은 재화: 기업이 EU 내 다른 국가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좀 독특하다. 일단 사업용으로 물건 샀으니 매입세액 돌려받고, 타 EU 국가 세무서에 세금 안내고 우리 세무서에 대신 낸다. 즉, 안내고 안받는다.
근데 이때 위에서 언급한 가짜면제, 즉 매입세액 공제가 안되는 사업자라면 그냥 제3국 해외에서 배송받은 것과 동일하게 우리 세무서에 세금을 내야 한다.



6. 사업자란?

상업적, 직업적 행위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주체.
이때 상업적, 직업적 행위란 지속성이 있고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이다.

사업자는 개인과 법인으로 나뉘는데,
개인은 실제 자연인으로, 이 한 사람이 하는 모든 개인사업과 소득원은 하나의 세금신고로 합칠 수 있다.
다만, 단체도 하나의 사업자로 보므로 부부가 각각 집 한채씩, 공동명의로 하나, 해서 총 세개의 집을 임대한다면
남편, 아내, 부부 세개의 사업자가 존재하는 거고, 부부의 세금신고는 남편과 아내의 세금신고와 별도로 해야한다고 한다.

법인 및 인적회사(동업)은 기업등록부(Firmenbuch)에 등록한 사업 범위 내에서만 사업을 할 수 있다.

지속성이란, 중고거래, 일회성 중개 사례금 등 일회성 거래가 아니라 반복해서 일어날 행위임을 뜻한다.
복권은 살다가 한번은 당첨될 수 있지만 또 당첨될 진 모르므로 이게 사업이 될 순 없다…
이게 사업이라면… 복권 될때까지 사고, 산 복권은 다 부가세 환급, 사업비용처리 해서 소득세도 안내고 개꿀인데 ㅋㅋㅋ



7. 배송
이부분은 수업 들을 땐 이해를 못했는데 지금 보니 되게 재밌는 주제이다.

기본적으로 배송이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물건을 옮기는 것이고 세금은 최종 소비지에서 내는 거다.
일반적인 물건의 이동이 발생하는 배송은 Bewegte Lieferung 이라고 하며,
공급이 시작되는 장소 = 공급 장소이다.
공급이 국내냐 해외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규칙이 있다.
내가 본 경우에 오스트리안이 독일에서 물건을 샀고 독일업체가 독일은 물론 오스트리아 국내배송비까지 책임진다면
오스트리아 내에서 발생한 배송 서비스이지만 해외에서 발생한 서비스로 간주한다.

반면 물건의 이동은 없는 배송이 있는데 바로 소유권 이전, 사용권 계약과 같은 거래이다.
땅은 아무리 주인이 멀리 타국사람이어도 여기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다 (산을 삽으로 퍼서 옮기는 건 고려하지 말자)
그러므로 물건이 있는 장소 = 공급 장소이다.
그니까 오스트리아 알프스 산맥을 이탈리아 사람이 사가도 오스트리아 세율을 내야 한다.

같은 논리로 여러 배송업체가 줄줄이 껴있는 구조이더라도
물건의 이동은 이 주문을 총괄하는 기업과 최종 배송지까지 단 하나 발생한 것으로 보고,
나머지 배송 위탁은 물건의 이동이 없는 배송, 즉, 사용권 계약으로 본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많은 중간업자가 껴있어도 누가 보냈는지, 누가 받았는지만 중요하므로 다른 거래와 동일하게 처리할 수 있다.
바로, 최종소비지국 과세원칙. 크…  복잡해보이는 문젠데 너무 단순하고 맞는 말이라 흥미롭다.


이렇게 몇가지 부가세에 대한 사실을 알아보았다.
나한테만 그런 걸 수도 있지만
난 세금이 너무 재밌다!!

이글을 읽고 세법에 흥미가 생긴 분들이 생기길 바라며… 총총

오늘 유용한 사이트를 하나 찾았다.
독일어로 된 사이튼데 이름이 가르텐오미, 해석하자면 정원 할미이다 ㅋㅋ

https://gartenomi.at

GartenOmi - Die Garten-App aus Österreich

200+ Pflanzen (Paradeiser, Ribisel, Holler), Pflanzkalender, Mondkalender, Mischkultur & mehr. Gratis, kein Download, kein Abo!

gartenomi.at


말 그대로 할머니가 알려주는 듯한 친환경적이고 생활 밀착형, 오랜 지혜가 담긴 정원 지식 공유 사이트이다.

난 처음 제대로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게 여기 오스트리아였어서 해충의 이름이나 방제법을 한국어로도 전혀 몰라서 식물에 문제가 생겨도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

아직도 배우는 중인데 이 웹사이트에서 알게 된 정원의 해충과 그 방제법이 꽤나 간단하고 나도 알고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많아서 소개해 보겠다.

<해충을 막는 10가지의 생활용품 (10 Hausmittel gegen Schädlinge)>에서 퍼온 내용이다.

1. 풍뎅이 애벌레 Maikäfer Engerlinge

이곳 오스트리아와 독일 5월에 밖에 앉아있으면 귀를 시끄럽게 하고 사람 가까이 휘청거리며(?) 날아다니는 엄청 큰 벌레가 있다.

그것은 바로 마이케퍼, 5월 풍뎅이다. (사진은 쬐끔 징그러우니 패스…)

진짜 싫다.. 근데 얘네가 매미처럼 흙속에 오래 애벌레로 살다가 짝짓기하러 날아다니는거라고 한다. 암컷은 풀에 숨어있어서 수컷들이 낮게 사람근처에 비행하면서 우리를 방해하는 것.

근데 문제는 성체들이 그냥 날아다니는 건 조금 성가신 게 다지만, 애벌레들은 식물 뿌리를 먹는다는 것 ㅠㅠ

이 마이케퍼들은 흙속에 살기 때문에 알아차리기도 어렵고 방제는 더더욱 어려운데 이 글에 의하면 HM-Nematoden (Heterorhabditis bacteriophora), 즉 굼벵이 병원 선충이라는 걸 사서 뿌려두면 된다고 한다.

1번부터 생활용품 Hausmittel은 아니라 당황스럽긴 한데 뿌리 벌레 퇴치가 워낙 까다로우니 뿌리 털고 흙 바꾸라는 것보단 훨씬 경제적으로 들린다.

다만 한국에서 파는지는 알 수 없다.. 독일/오스트리아에선 온라인으로 15유로에 살 수 있는 것 같다.

사용방법은
- 먼저 흙에 물을 충분히 뿌린다.
- 물뿌리개에 선충을 넣고 바로 문제가 되는 흙에 뿌린다
- 12-25도 기온과 축축함을 2주간 유지한다
- 뿌리고 4-6주면 효과 본다!

그외에도 개미, 벼룩, 나방, 딱정벌레, 비구미, 파리 기타해충 애벌레에 모두 효과가 있다고 하니 비슷한 문제가 있다면 정원센터로 달려가보길 권장한다.

혹은 정원에 고슴도치 서식지(물그릇과 밖으로 통하는 좁은 통로, 낙엽과 나무로 만든 작은 구덩이)를 만들어도 고슴도치가 알아서 찾아와 애벌레를 퍼먹어준다고 한다. 행운의 따봉도치라니! 넘 귀여운 해결법이다.




2. 진드기 Blattläuse

진드기는 진짜 싫다… 한두마리씩 있는 건 잡기도 쉽고 괜찮지만 많아져서 우굴우굴하면 그냥 세상 포기하고싶어진다. 거다가 개미가 하나씩 갖다놓고있는 모습을 보면 걍 개빡친다.

여기에 난 세제푼 물을 분무하는걸로 대처했는데 뭐 다 한번에 죽진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웹사이트에서 제안하는 방법은 비눗물을 넣은 쐐기풀 스프레이! Brenessel Sud이다. 쐐기풀이 한국에 있는진 모르겠는데 만지면 따가운 풀이 여기엔 엄청 많이 자란다.

여기엔 사포닌이 많이 들어있어서 식물을 강하게 만들러 자생력을 길러주고 거기에 비눗물로 적을 약하게 만드니 효과가 매우 좋은가보다.

난 집에 쐐기풀 스프레이가 있어서 죽어가는 샐러드 모종에 뿌려놓았다. 내일 보고 비눗물도 조금 더 뿌려놔야겠다.

개미가 많다면 계피가루를 뿌려놓으면 애들이 알아서 다른 곳을 찾는다고 한다. 개미는 사실 진드기 사육 외에는 땅을 비옥하게하고 음식물을 분해하는 유익한 곤충이라, 이렇게 선을 지키며 공존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다.

3. 흰가루병 Mehltau

흰가루병은 아직 못봤는데 주로 오이, 호박, 장미에 잘 생긴다고 한다. 곰팡이성이라 낮에 덥고 저녁에 축축한 시기에 잘 생긴다고 한다.



방법은 쇠뜨기물!

- 쇠뜨기를 잘게 썰어 물 1리터에 넣고 24시간 동안 불리기. (규산 성분을 잘 우려내기 위한 과정)
- 다음 날, 그 상태 그대로 불에 올려 약 20~30분간 보글보글 끓이기
- 불을 끄고 식힌 뒤, 건더기를 체에 걸러내면 갈색의 '보약 액기스'가 완성
- 물에 5-10배 희석해서 뿌리면 식물 세포벽을 강화해서 곰팡이가 침투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한다 ㅎㅎ

면역력강화 느낌이라 비오기 전 미리미리 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한국은 이미 쇠뜨기를 한방약재로 잘 쓰고 있는데 ㅋㅋ

4. 민달팽이 Nacktschnecke

민달팽이가 한국에 많은진 모르겠는데 여긴 초보 정원사의 최악의 천적이 민달팽이인것 같다.

비오는 날, 물 안줘도 되는 정원일 해방일에 몰려와서 하루아침에 배추를 싹 뜯어간다(?)

난 아직 화분 재배밖에 안해봐서 아직 잘은 모르지만 잘 자란다던 버드나무나 잡초같은 허브 식물도 추가적인 조치가 없으면 뼈… 가아닌 가지도 못추리는 모습은 자주봤다.

그런 민달팽이 방제법은? 바로 커피 가루!
커피가루를 잘 말려서 화분 주변에 둘러 뿌려놓으면 잘 안온다고 한다… 한번 해봐야겠다. 커피가루는 나중에 비료로도 싹 분해가 된다고 하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5. 두더지와 물밭쥐 Maulwurf, Wühlmaus


귀여워서 사진첨부를 안할 수가 없다. ㅋ

저 쪼그만게 뭘 얼마나 먹는다고.. 할수 있지만 여기선 틀밭 킬러로 불린다. 토마토가 하루아침에 뿌리가 없어져 쓰러져있다면 이놈이 범인이라고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악당이다.

감자나 당근은 껍데기만 남기고 먹어치우는데 심지어 이런 뿌리작물은 수확할 때까지 상했는지 확인할 길도 없다..;;; (그와중 껍데기 남기는 편식은 쫌 귀엽…ㅋ)

비슷한 류의 두더지는 식물은 안먹고 해충울 잡아먹는 고맙기도 한 존재지만, 너무 많아지면 땅을 들쑤시고 뿌리를 들뜨게 만들어 식물에 해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이 둘은 답이 없다.
틀밭 설치하기 전 아래에 촘촘한 망을 설치하는 수밖엔…
나도 망을 사다놨는데 에이 괜찮겠지 싶어 설치를 안했다
근데 여기저기서 ‘나도 당했어‘ 같은 말이 들려오니 두렵다. 올해 가을에 수확 끝나면 다엎고 깔거임 ㅠㅠ

그외에 양파나 마늘을 주변에 심는것도 도움이 된다곤 한다.

덫을 놓거나 약을 뿌릴 수도 있지만 그건 좀 슬프잖아!!
특히 약은 두더지를 손쉽게 쫓을 순 있겠지만 정작 그 두더지도 못 사는 땅에서 난 식물을 나와 내 가족이 먹어야하는데 굳이? 싶다.


6. 방아벌레 유충 Drahtwurm

방아벌레 유충은 감자와 당근밭의 악몽이라고 한다.
해충에 대한 다양한 유럽식 찬사(?)가 좀 웃김

작성자는 특히 잔디를 텃밭으로 바꾼 해에 많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얘네가 흙 속에서 2-5년을 살기 때문에 어린 유충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커서 그런가보다 ㅠㅠ

한국에도 방아벌레 유충은 자주 피해사례가 보고되는데,
피해는 뿌리식물에 검은 구멍이 생긴다고 하며
방제법은 예방이 우선이다.

봄철 텃밭 가꾸기를 시작하기 전, 감자를 두어 덫을 놓는 것이다. 2-3일 뒤에 감자에 뭔가 바글바글 모여있다면 그대로 화형시켜. 🔥

7. 양배추파리 Kohlfliege

브로콜리, 양배추 등 십자화과 식물에 치명적인 양배추파리.

잎 아래 뿌리쪽에 직접 알을 낳고 그 애벌레들은 뿌리를 싹 잡수신다. 하 집근처에서 많이 본것 같은데 그냥 파리랑 똑같이 생겨서 알수가 없다.

대처법은 매우 단순하다.
식물에 박스/펠트로 된 보호막을 쳐주는 것 ! 두둠
박스위에 틈을 내어 씌워주고 식물을 심고 기르면 파리들이 아 여긴 애를 못낳겠네 하고 그냥 간다고 한다. 혹은 간단하게 배추에 그물망 하나씩 씌워주면원천 차단이 된다고 한다 ㅎㅎ 테무에서 그물망 몇개 사다놔야겠다

8. 좁은가슴잎벌레 Erdflöhe

이건 솔직히 처음 들어보고 처음 봤다. 근데 한국에서도 무, 배추농가에 큰 피해를 주는가보다. 마찬가지로 십자화과 식물을 잘 먹으며, 유충과 성충 모두 잎을 갉아먹는게 특징이다.

농사로 사이트에 의하면 별로 없으면 손으로 잡고 많아지면 약을 쓰라는데 그걸 가만히 두고볼 오스트리아 할머니는 없다.

방제법은 바로 아침저녁으로 물 뿌리기… 하핫
물로 날려보내는 건가보다 했는데 ㅋㅋㅋ 원래 습한 걸 싫어해서 70%는 그냥 습해서 안 생긴다고 한다.

이미 많아졌다면 엷은 잿가루를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식물을 자세히 한번 살펴봐야겠다.

9. 노린재 Grüner Vagant

냄새나는 그 노린재 맞다.
난 이거 해충인지 몰랐는데 토마토를 못먹게 만든다고 한다.

대처법은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아침에 노린재 수확

노린재는 변온동물이라 아침 선선할때 몸이 둔해진다고 한다. 이때 물에 세제 풀어서 샥샥 담으면 끝!

이게 어렵다면 그냥 보초를 세우면 된다
바로 허브보초!

라벤더, 세이지, 마늘같은 향 강한 식물을 심으면 노린재는 자기도 냄새나면서 그 냄새에 혼란을 느껴 잘 못 온다고 한다. 흠ㅋㅋ 라벤더는 예쁘기도 하니까 일석이조!


10. 덩굴 바구미 Dickmaulrüssler

이건 나도 이 글보고 우리집에 있다는 걸 발견했다 ㅋㅋㅋㅋ


성충과 유충 모두 해가 되며,
나처럼 웬만큼 피해가 지속되기 전까진 피해 사실을 알아차리기도 어렵다.

난 일단 장미 화분 아래쪽에 잎들이 잘려먹힌듯한 모습을 몇주간 봐왔다. 점점 늘어나는 것 같은데 낮에는 전혀 뭔가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 이유가 바로 유충들은 흙에서만 살고 성충은 밤에만 나오기 때문이다.

이 성충들은 잎에 반원모양으로 갉아먹힌 듯한 상처를 내고 주로 관엽식물과 블루베리, 딸기, 철쭉, 수국, 덩굴성 식물 등 다양하게 먹는다고 한다…

방제법은
아까 언급됐던 선충을 풀어놓아 유충을 제거하고
성충은 밤에 나가서 수집하면 된다
가지를 툭 치면 죽은 척 바닥에 떨어지는데 그냥 죽이면 된다. 날지 못하기 때문에 가지 밑둥에 끈끈이를 설치해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렇개 열가지 정원 병해충과 방제법을 간단히 소개해봤다. 응애나 총채같은 건 다른 글에 소개되었는데 다음 기회에 한번 가져와보도록 하겠다.  


텃밭을 꿈꾸던 지난 겨울, 미리 조드맣게 시작한 미니 텃밭이 있었다.
바로 ✨🧚🧞‍♂️마법의 허브 텃밭🦄⭐️✨

독일어론 크로이터 베엣 Kräuterbeet 이라고 부르는건데
난 아래 물구멍이 없는 플라스틱 화분를 사서 흙만 채워 만들었다.
물은 흙이 마르고 잎이 처질때만 주고, 워낙 잘 자라는 애들만 심어놔서 그런지 지난 일년간 아직 과습이 와서 죽은 식물은 없었다.

요리에 샐러드에 향신채가 다양하게 필요해서 이곳 오스트리아에선 집집마다 꼭 키우는 작물들을 한곳에 모아보았다.

게다가 월동도 저마다의 전략으로 알아서 잘하는 귀요미들이니 관리가 편한 건 덤이다.


1. 타임

타임, 티미안Thymian. 이거 진짜 괴물이다 너무 잘 자라서 자주 깎아줘야(?) 하는 친구

타임은 꽃보려고, 혹은 잔디 못자라게 하는 용으로도 많이들 키우는 괴물 작물이기도 하다.
올망졸망 잎들이 연약해보이지만 가지같이 딱딱한 줄기에서 새잎이 퐁퐁 솟아나는 성장괴물이다.

다만 한가지 주의할 점은 너무 빽빽해지면 응애가 덮칠 수 있다. (웬 고양이 털같은 얇은 실이 많아지는 걸로 알수있다)

근데 싹 잘라주고 비눗물 뿌려주면 바로 해결된다.

자른 잎은 잘 씻어서 그늘에 말려두면 샐러드, 고기 구울때 등등 아주 요긴하게 잘 쓰는 채소다.

물이 부족하면 새잎들이 축 처지는데 그거 보고 물 주면 된다.


2. 파슬리

지금 보이는 파슬리는 한개의 파슬리이다.

작년엔 엄청 작아서 먹을 게 없었는데
겨울 한번 지나고 나니 여기저기 뿌리를 뻗었는지 여기저기서 올라왔다.

아래쪽에 씨앗으로 이제 막 크고있는 작은 잎들도 있는데  큰 잎은 다 한 뿌리에서 나온거다.

생파슬리는 정말 맛있다 ㅠㅠ
파스타면에 버터, 소금, 파슬리만 뿌려도 진짜 맛남…
아직 말려서 먹어보진 않았는데 올해 더 많아지면 말려볼 계획이다.

지난 겨울에 물도 안주고 방치해둬서 말라죽은 줄 알았는데
혹시나 해서 물 몇번주니 초록초록해지더니 부활(?)해버렸다;;

뿌리 채소가 최고야…


3. 오레가노

오레가노는 파스타 해먹으려고 지난 가을 한 포트 사온 걸 옮겨 심은거였다.

겨울에 다 말라서 낙엽같은 까만 잎만 달려있었는데
그게 또 보온에 도움이 됐던 건지
봄 되니 또 새싹이 트고 있다.

다만 초봄에 그 낙엽들을 다 제거해줬던게 미스였다.
이후 약간 자랐던 새순들이 마르더니 이제서야 다시 올라오는 중이다.

그래서 내 미니텃밭에서 성적표는 아직 꼴지다.
잎도 작은 걸 보면 해가 더 필요한 것 같기도 하고,, 옆에 워낙 괴물들만 있어서 기가 죽은 것 같기도 하고,,,

4. 대파

얼마전에 파테크라는 말이 유행했었는데 여기선 파가 비싸고 가끔 마트에 안들어오는 날도 많기 때문에
직접 키워먹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어느날 사온 대파가 엄청 실하길래 뿌리 싹뚝 잘라서 대충 꽂아뒀는데
얘네도 진짜 무섭게 자란다 ;;

매워서 그런지 벌레들도 잘 안먹는 것 같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쑥쑥 크는중이다.


5. 루꼴라

루꼴라는 재작년에 사둔 씨앗이 아직 싹이 나는지 잘 몰라서
그냥 와르르 쏟아놨는데 다 싹이 텄다 ㅋㅋ
해도해도 너무 빽빽해서 나중에 보고 좀 골라낼 예정이다.


재작년엔 조심조심 키친타올에 씩 틔워서 옮겨심고 그랬는데
루꼴라는 그냥 뿌려놔서 잘 자라는걸 보니 그럴 필요가 없었나 보다 ㅋㅋ

이렇게 허브텃밭 소개는 끝!!
허브는 대부분 잘 자라는데다 요리할 때 조금씩만 쓰기 때문에 비용대비 효용이 큰 것 같다.

허브 좋아하는 사람, 혹른 가드닝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겐 허브 화분을 추천한다 👍


독일맥주는 이미 유명한 게 많다.

오스트리아 맥주는 맛에 비해서 유명하거나 한국에 들어온 건 별로 없는 것 같다. 여기도 독일만큼 맥주에 진심인데!!! (오피셜로 맥주 정당도 있다..^^ 무슨 정책을 하는진 아무도 모르지만)

편의점에서 에델바이스 밀맥주가 오스트리아 맥주라고 쓰여 있는걸 봤는데 사실 이 브랜드는 현지에선 별로 인기가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에델바이스가 오스트리아의 최대 맥주 연합체 브라우-우니온 (Brau Union) 소속이자, 세계 2위의 맥주대기업 하이네켄 소속으로, 이른바 대기업 맥주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특유의 공정의 효율화로 맛과 향이 획일화되고 기존 지역색을 잃어버린 후 현지에선 인기가 떨어졌고, 이젠 마트에서 찾아보기도 힘들다. (물론 전세계 매출이 늘었고 한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정도니, 비즈니스적으론 성공이라고 볼수도 있다)

에델바이스는 1475년 알프스 산맥 인근 잘츠부르크 지방 칼텐하우젠의 프라이빗 양조장으로 시작했고, 대형 그룹에 인수되기 전까진 오스트리아 전역에서 밀맥주의 대명사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은 맥주였다고 한다.

지금의 에델바이스는 알프스산 허브향을 첨가하여 가볍고 신선한 맛으로 홍보하지만 사실 과거엔 아주 다른 특징을 갖고 있었다.

과거엔 에델바이스도 ‘독일맥주‘ 특유의 묵직한 맛과 밀맥주 특유의 바나나향이 스치는, 거품이 풍부하고 크리미한 맛이었다고 한다.




그런 에델바이스는 대량생산을 위해 칼텐하우젠 지역을 떠났고, 그 자리엔 지역특색을 여전히 살린 다른 양조장들이 남아 그 명성을 잇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칼텐하우젠 켈러비어, 이른바 호박(베른슈타인 Bernstein)이다.


칼텐하우젠 켈러비어라는 이름보다, 그냥 “호박주세요“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건바로 이 맥주가 미여과(unfiltered)로 짙은 갈색, 호박색을 띠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켈러비어 특유의 탁한 색이 없는 맑고 영롱한 색이 딱 보석 호박 같다.

사실 다른 브랜드에도 미여과는 (Kellerbier, Zwickl) 많지만 이건 특히 고소한 맛과 달콤쌉싸름한 맛이 맥주 별로 안마시는 나에게도 엄청 맛있었다. 이건 식당 맥주메뉴판에서 발견한다면 무조건 마셔보길 바란다.




다음 추천맥주는 역시나 잘츠부르크 인근에 위치한 사립 양조장, 오버트루머 (Obertrumer) 이다.



이건 내가 잘츠부르크 살지 않아서 그런가 식당에서 생맥으로 파는건 아직 못봤지만, 집에 손님초대해서 병맥으로 내놓으면 게눈감추듯 사라지는 맥주이다.

대형마트 Spar 혹은 Maximarkt 등에 입접 해있기 때문에 오스트리아 어디서나 구하기 쉬울 것이다.

맛에는 오리지널과 메르첸이 있는데 (더 있지만 이 둘이 구하기 쉽다) 메르첸은 Märzen은 고소한 맛이 강한 식사용 맥주에 가깝고 오리지널은 비여과 Bio Zwickl로 조금 더 묵직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난 개인적으로 비여과가 너무 맛있다 ㅎㅎ 탄산보리차 같음



다음 소개할 맥주는 완만한 능선과 자연이 아름다운 카렌티아 지역의 히르터, Hirter 이다.


패키지도, 글자도 되게 오래된 느낌을 풍기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맥주이다.

카렌티아(케른튼, Kärnten)는 다양한 맥주로 엄청 유명한 지역인데 그중에서도 이건 현지인이 추천해준 맥주였고, 집에 항상 구비해두는 맥주 중 하나다. (지역별로 맥주특색이 달라서 구하기 힘든 경우도 많은데 이건 워낙 인기가 많아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중 내가 좋아하는 건 바로 루빈 보크 (Rubin Bock)


이건 또 엄청 예쁜 암적색, 루비 색깔이라 (여러모로 보석이 자주 등장하네..) 크리스마스 같은 연말 파티에 너무 잘어울린다.

특징은 맛이 엄청 진하고 도수도 7도로 일반 맥주에 비해 높다. 다른 맥주에 비해 오래, 6개월간 숙성시키기 때문에 그 맛이 더 풍부하다고 한다.

카라멜 향, 고소한 맛, 묵직한 단맛이 내 취향 저격이다. 금방 취해서 많이 마시진 못하지만… 500미리 말고 330미리로 따라두면 식사 때 한잔 하기 좋다.


지금 생각나는 건 여기까지다.

사실 엄청 개인적인 의견이고, 내가 사는 곳 주변 맥주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아주 편협한 추천리스트이지만
혹시 오스트리아에 왔을 때 위 맥주들을 발견한다면 주저없이 주문해보길,
혹은 마트가서 한번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길 바란다.

많은 한국 사람들이 독일로 이민을 꿈꾼다.

그 이유에는 복지과 교육시스템, 의료서비스, 저렴한 대학 등록금 (거의무료) 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취업 시장이 크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난 왜 오스트리아는 그 고려대상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같은 독일어권인데다 사실 복지는 오스트리아가 더 좋고 교육비도 무료인데다 수도인 빈은 공공주택이 대부분이라 월세도 싸다. (다른 지역이 더 비쌈;;)

세율이 달라서 오스트리아 물가가 좀 더 비싸긴 하지만 생필품 기준 독일 7%, 오스트리아 10%인걸 보면 큰 차이도 아니다.

게다가 오스트리아는 일년에 월급을 14번 주기 때문에 실수령 연봉은 독일의 동등한 Brutto 월급에 비해 훨씬 더 높다.

한인, 외국인 기업이 많지 않아서 영어로만 취업할 생각이라면 독일을 고려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독일어가 좀 된다면 날씨 좋고 풍경 예쁜 오스트리아가 살기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오스트리아 살아서 그런걸수도…)


각설하고, 오늘은 같은 Brutto 월급 기준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실수령 월급을 한번 알아보겠다. (사실 개인적인 궁금증이다)


상황은 다음과 같다.
각각 뒤셀도르프/빈 거주 30세 싱글 직장인
월 Brutto 세전 3500유로

독일 세후 연봉 28,193 유로




오스트리아 세후 연봉 34,950 유로


같은 월급인데 연봉이 6700유로 차이가 난다…;;;;

오스트리아가 사회보장세 더 많이 떼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 13,14번째 월급에 대해선 세금을 6%밖에 안떼니
거의 세전 규모로 두번 더 받는 게 큰 차이를 만드는 것 같다.



물론 같은 Brutto 기준에서 계산한 결과일 뿐이다.
월급이 다르다면 이 비교는 무용지물이 된다.

그래서 평균소득과 중위소득도 비교해봤다.

2025 독일 월평균 소득은 4350-4900유로이고
같은 기간 오스트리아 월평균 소득은 14번째 월급 감안해도 3700유로이다.

중위소득은
독일 3800-4300
오스트리아 4300 정도 나온다.


결론:
같은 월급이면 오스트리아의 연봉이 더 높지만,
중위소득은 두 나라가 거의 똑같다!!!!

오스트리아는 평소엔 적게 주다가 일년에 두번 크게 주는거고
독일은 평소에 크게 준다는 차이다.


다 쓰고보니 당연한 소릴 한것 같아서 머쓱하네
오스트리아 풍경사진 투척하며 이만 물러가겠다…


오스트리아
지난 3월 2인 가구 생활비를 계산해보았다.
점심은 도시락 싸가거나 마트에서 6-7유로로 해결했다.

  • 마트 식비: 1060유로
  • 기름값(휘발유차, 경유차 각각): 230유로
  • 보험료(차량보험, 법률보험, 고양이사고보험): 110유로
  • 각종 구독료: 16유로
  • 휴대폰 요금(한대는 회사에서 제공): 10유로
  • 외식 및 배달음식: 50유로 (피자 두번 시켜먹음)


정원 꾸민다고, 집 인테리어 한다고 실제 지출은 훨씬 더 들긴 했지만 일단 다음달에도 들어갈만한 정기 지출만 하면 1500유로 나온다. (260만원)

한국 일인가구 월 생활비가 125-170만원이라는데 뭐야,
비슷하잖아?


사실 이건 거대한 훼이크고
여긴 외식 물가가 엄청 비싼데 이번달은 아예 외식을 안했고 2인이 한달에 한번만 나가도 최소 100유로는 더 깨진다. (인당 요리 25, 음료 10, 커피 5, 디저트 5니까 90+@)

또 우리집은 월세가 없기에 크게 아꼈다.. 시골은 작은 20평대 아파트도 기본 1000유로에다 전기세 난방비 각종 세금 내면 1200유로는 잡아야 한다. (물론 비엔나나 오스트리아 전역에 일부 저렴한 공공임대도 있는데 이 경우 600유로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찾기가 어렵지, 사실 직은 마당까지 딸린 Reihenhaus가 엄청 합리적인 선택인 것 같다)

우리가 월세를 냈을 시 추정 생활비 2800유로.. (480만원 후덜덜) 그렇답니다

내집마련의 꿈은 이곳에서도 계속된다 ⭐️

난 대학원 졸업 후 잠시 커리어적 방황을 했었다.
멋진 일을 하고싶은데 말도 못하는 외국인을 찾는 곳은 별로 없었다.

졸업논문을 쓰면서 집 근처에서 알바라도 하자는 마음에 마트에서 파트타임 일을 시작했는데 그게 나의 암흑기의 시작이 될 줄은 몰랐다.

무전기로 삐리릭 쏴대는 독일어는 못 알아먹지, 그렇다고 하루종일 뛰어다닐 체력도 안되지
난 그곳에서 폐급 그 자체였다.
특히 마트중에서도 직원 갈아넣기가 심한 알디 호퍼여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내가 뭘 그렇게 못했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어렵기만 하던 멀티태스킹도 점점 익숙해져가고마감, 청결유지, 직원 화장실 청소, 그냥 하라는거 땀 뻘뻘 흘리며 다 했는데
난 항상 조금씩 느렸고 잔소리는 늘어만 갔다.

출근길 걸어서 15분이 어떻게 그렇게 길고 피말리는 시간이었는지. 집에서 자다가도 상사의 목소리가 들려서 벌떡 일어나곤 했다.

그리고 어느날, 난 잘렸다.
내일부터 안 나와도 된단다.
내 생애 첫 해고.
눈물이 날 것 같은데 울면 지는 것 같아서 꾸욱 참았다.

사인하라는 해고통지서 종이에 얼른 사인해줘버리고 뛰쳐나왔다.
다른동료들은 다 눈치만 보는데 갓 성인 된 한참 어린 동료가 위로해주러 따라나왔다. 한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 아니 눈물 참느라 입을 열 수가 없었다. 그저 애써 웃어보였다.

변호사인 남자친구에게 울면서 오늘 나 잘렸다고 했더니 바로 회사측에 연락해, 이 해고는 불법이니 법적 입장표명을 요구했고 고소를 진행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놀란 회사도 이런저런 서류를 보냈다. 그리곤 하는 말, “우리 해고는 그 직원이 일을 못한 것 때문이었으니 정당했고 철회할 마음 없다.”

변호사인 남자친구는 이제 고소할 요건이 충족됐다며 좋아했지만, 난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마치 이 고소를 진행하면 나의 치부가 온 세상에 드러날것 같았다. 그 안에서 내 뒷담을 까던 동료들을 애써 무시했었는데 이제 법정에 그 상사가 나와서 내가 어떤 실수들을 했는지, 얼마나 초라한 인간인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서 다 말해버릴까 두려웠다.

그래서 포기했다.

고소 가능 기한은 지났고
오롯이 내가 감당해야할 깊은 상처와 흉진 마음만 남았다.  

이제와서 난 안다.
절도같이 중범죄가 아닌이상 직원 잘못으로 몰아가 당일해고하는 것은 명백히 금지돼있다는 것,
해고 사유보다 해고 후 노동자가 처할 처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 당일 해고는 그들도 생각없이 급하게 벌인 실수였을 것이라는 것.

노무법을 배우다보면 그때 그 상처가 후벼파이는 것 같다.
말 배우기도 벅찬 이 타국에서 법 때문에 이리저리 치였던 과거를 돌이켜보면 괴롭다.

그게 내 잘못이 아니었구나,
내가 피해자였던 거구나,
이런 깨달음. 모르는게 나았을까 싶을 정도로 답답하고 억울하지만 그래서 더 법에 파고든다.

오늘에서야 이런 생각을 한다.
그 과거의 나를 돕고싶다.
그때의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돕고싶다.
내가 막 이타적인 사람이 아닌데
그냥 그때 내게 필요했던 그 도움을 남에게 주고싶다.






오스트리아에서 노무 관련 어려움을 겪고있는 분 혹시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저도 부족한 점이 많고 한낱 세무사 준비생일 뿐이지만 물심양면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어제 미리 연락해둔 Kleintiermarkt, 소동물 판매시장에 가서 닭을 네마리 사왔다. 아라우카나 Arsucaner, 파두아너 Paduaner 품종을 각각 두마리씩 사왔다.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라 꼭 공유하고 싶었다.

이건 미리 사서 조립한 닭장
나무는 Milbe 진드기가 생길 수 있고 물청소도 쉽지 않다고 해서 튼튼한 플라스틱 재질로 된 걸 샀다.
가격은 300유로가 약간 넘었다.

미니어처 집처럼 생겨서 너무 귀엽다…
문에 창문도 달려있고 환기구도 있다..
나도 여기 살고싶어


알을 낳는 곳이 위에서 열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 알을 훔치기(?) 편할 것 같다.

원래는 이동식 닭장을 할까 했으나, 이동을 그렇게 많이하려나 싶어서 그냥 보인 김에 아무거나 샀다 ㅋㅋ

이건 설치한 사진
잘 보면 50미터짜리 긴 울타리를 쳐서 낮에 돌아다닐 수 있게 했다. 근데 잔디를 보호하려면 이동시키는 게 좋대서 울타리를 두 칸으로 나눠서 왔다갔다 시키려고 한다.
(이동식 닭장으로 살걸 그랬나…)


닭을 사온 날!
박스가 엄청 좁은데 조용히 앉아있는게 귀엽고 기특하다… 가끔 바닥을 긁기고 하고 조용하게 꼭꼭.. 거리는게 꽤나 귀엽다.
여기선 잘 안보이지만 맨 앞과 맨 뒤 색이 화려한 애 두마리가 파두아너,
검은색 두마리가 아우라카너이다. 얘네는 중닭 크기정도 되고 파두아너는 그보다 조금 더 작다.

근데 사실 이땐 나도 개도 고양이도 아닌 닭을 가까이서 본 게 처음이라 이상하고 어색했다.. 외모가 엄청 귀여운 건 아니고… 뭔가 겁내거나 하는 감정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눈마주침도 없고 … 하핳 그냥 나도 낯을 가린 것 같다.

닭장에 입주한 우리 꼬꼬들
횃대도 있고 톱밥 같은것도 깔아줬는데 좀 어색해한다.
나도 잘 한게 맞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첫날은 안에 가둬두는게 좋대서
물통이랑 사료를 바닥에 좀 뿌려줬더니 그거 먹느라고 정신이 없어보였다.

사료 뿌려준다고 손을 쑥 넣었더니 소리를 지르고 푸드덕 거리고 도망가는게 너무 웃겼다… 미안 담부턴 조심할게 너네가 이렇게 겁쟁이일줄은 몰랏어…

이건 다음날이다. 아침일찍 문을 활짝 열어줬는데 오후까지 단 한발자국도 안나왔다.

마침 이날 집에 가족들을 초대해서 닭장도 같이 보러갔는데
전날 안에 넣어뒀던 물이 더러워져있어서 새로 채워줬다.
근데 그걸 교체하는 과정에서 조금 놀랐었는지
뎣시간 뒤에 보니 그물을 다 쏟아서 톱밥 전체가 축축했다.

톱밥을 갈아주려고 삽을 쑥 집어넣었더니 다 닭장 밖으로 뛰쳐나갔다. 사진은 바로 그 직후의 장면이다. 다들 닭장 뒤에 숨었다.

파두아너는 머리에 난 인디언 깃털(?) 때문에 아직 눈이 어딨는지 모른다. 얘 둘은 성격이 차분하고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을 안가는데 아마 눈이 잘 안보여서 잘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밥먹고 나서 발견한 것…!!!
아우라카너의 파란계란이다 🥹🎉🎉💕 축 탄생(?)

어디에 알 날아야하는지 알려주려고 고무 계란을 넣어뒀었는데 그 옆에 바로 낳았다 🥰 (고무 계란 사온 거 왠지 뿌듯)

오늘이 우리 집 온 지 이틀차인데 계란을 바로 낳을 줄은 몰랐다. 산란장 뚜껑을 열어 바로 훔쳐왔다 ㅎㅎ

계란판에 넣고보니 일반 중형사이즈의 마트계란보다 키가 훨씬 작다 ㅋㅋ 아직 어려서 더 알이 작다고 하는데 가족들은 좀 큰 메추리알 수준이라고 놀렸다 ㅋㅋ 그래도 이래봬도 콜레스테롤이 낮은 귀한 푸른 알이다.



계란 얘기가 나오니 Legeleistung, 산란력(?)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산란계는 여름겨울 가리지 않고 일년에 300알씩 낳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알을 일년에 100-150개 낳는 품종을 데려왔다. 우리는 식구가 많지도 않을뿐더러, 닭 자체가 품종불문 평생 낳는 알의 수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알을 많이 낳으면 그만큼 노화가 금방 진행돼서 초반엔 많이 낳다가 나중엔 줄어드는 식이라고 들었다. 아마 그래서 양계농가에서도 이른바 “노계”라며 아직 창창한 3-4년생 닭을 폐기처분하는 것이겠지.

같은 여자라서 그런가, 그냥 날이 좋을 때, 몸이 건강할 때 알을 적당히 낳는 품종에 더 마음이 갔다. 잘 모르지만 그냥 그랬다.




이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꼬꼬맘 라이프가 시작됐다.
닭이랑 생활이 어떨지 기대도 되지만 걱정도 많다.

특히 전엔 보이지도 않던 참매, Habicht가 참 거슬린다… 울타리가 넓어서 위를 막을 수가 없어서 더욱 걱정이다. 천천히 활강하면서 정찰하는게 전에는 그저 신기하고 멋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눈엣가시가 따로 없다… 오늘따라 유독 많은 것 같기도 하고 ㅠㅠ 제발 오지마!!

또 흥미로운 소식 있으면 글 적어보아야겠다.
그럼 바이바이

오스트리아 정원에 거의 빠지지 않는 요소가 있다.
그것은 바로 Raised Bed, Hochbeet이다.
한국말로 하면 거상 텃밭? 이라고 할수 있겠다.

상자밭, 쿠바식 틀밭이 최근 한국 가드너들 사이에서 유행하던데
이 거상텃밭은 흔히 말하는 쿠바식이나 상자밭보다는 높아서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우아하게 식물을 관리할 수 있다.


유래를 간단히 살펴본 결과,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수천년 전 아즈텍과 마야 문명의 수중정원, 치남파스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흠…

일단 개념적으로는 비슷한 느낌이긴 하다.
작물재배에 부적합한 습지대 얕은 강에 두둑을 높게 쌓아 밭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한다.

두둑을 지지하기 위해 울타리를 치기보다는 가장자리에 버드나무나 수생식물을 심어 물밑 땅까지 뿌리를 내리게 했다는게 좀 인상깊다.

강이 흐르니 물을 줄 필요도 없고 비열이 높은 물에 둘러싸여있어 갑작스러운 온도변화도 적다고 한다.

사실 목재 틀밭이나 거상밭의 최대단점이 나무가 잘 썩는다는 것인데 살아 있는 나무를 활용하다니 참 옛날 사람들은 효율보다는 지속가능한 방법을 잘 찾아내는 것 같다.


근데 아무리봐도 현대식 거상텃밭과는 스케일이 너무 다른것 같다…..😂



현대적인 개념의 거상텃밭은 핀란드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여름이 짧고 겨울이 긴 핀란드에선 흙의 온도를 빠르게 올려서 봄 일찍부터 식물을 키우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흙을 아예 지면 위로 높이 쌓은 거상텃밭이 민들어진 것이다. 이렇게하면 흙 온도가 금방올라 식물이 잘 자란다고 한다.

게다가 높이 쌓은 덕분에 깊게 땅을 파지 않아도 텃밭 아래에 충분하고 다양한 영양층을 넣을 수 있고, 쥐와 두더지로부터 작물을 지키는 것도 매우 쉽다는 게 큰 장점이다.
(삽질을 안해도 된다니…🥹)

아래부터 나뭇가지 - 낙엽, 잔디 등 - 미숙 유기물 - 정원용 양분 풍부한 흙


핀란드 외 춥거나 봄 날씨 변덕이 심한 독일 오스트리아에서도 아주 효과적이었기에 기존 낮은 틀밭에서 높이가 높아진 거상텃밭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이다.

식물은 쑥쑥 크는데 편하기까지 하니, 요즘 유럽 할머니들 허리가 곧은 덴 이유가 다 있다. (다들 진짜 집에 하나씩은 꼭 있음…)

아무래도 바닥에서 펴놓고 키우는 텃밭보단 공간이 작지만 봄엔 상추, 여름엔 토마토, 가을엔 무 이런 식으로 연작을 하면 생각보다 더 다양하게 키울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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