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합격한 지 몇 주 됐지만 BMW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본사) 1, 2차 면접 후기에 대해 간단히 적어보고자 한다.

 

일단 난 BMW 회계팀에서 1년짜리 인턴을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다.

근데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저번에 포르쉐 인턴모집에 지원했을 때 서류 광탈을 했기 때문...

떨어져도 연락을 절대 안 준다는 후기가 많아서 답신이나 올까 걱정했지만 꽤 금방 서류 합격 연락이 왔다.

 

 

잡인터뷰에 대해 적기 전 스펙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하자면,

한국에서 러시아어 주전공에 경제학 학사를 제2전공으로 땄다. (이중전공이지만 정치학, 지역학이랑 합쳐진 신설전공이라 경제학 수업은 거의 없었던... 야매 경제학사 ㅋ)

아무튼 이 탄탄한(?) 배경을 바탕으로 오스트리아에서 경제학 석사를 졸업했다.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외국에서는 단순히 경제학사나 경영학사냐 하는 대분류보다도 세부전공이나 전공의 초점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그런 측면에서 나는 최악의 경로였다.

 

난 지난 3월 뭘 배우는 지 모르겠는 경제학 + 데이터분석 짬뽕 석사를 얼렁뚱땅 졸업했다.

물론 데이터 분석이 꽤나 재미있어서 이런 분야로 나아가고자 여러 군데 데이터분석가로 열심히 지원해봤지만

경영직무나 데이터분석 직무 모두 이 애매한 전공을 쳐주지 않았다. 박쥐 신세 ㅜㅜ

혹시 주변에 누군가 해외 석사 유학을 고려하고 있다면, 그리고 졸업하고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고 그냥 취업만 됐으면 좋겠다면

부디, 꼭, 웬만하면 회계나 세무쪽을 세부전공으로 하는 것을 찾으세요... 수학을 못해도 할 수 있는데다 취업은 여기가 아무튼 왔다짱임. 석사 오기 직전에 이 말을 들었다가 무시했는데 그 대가를 졸업하고서 제대로 받음.

 

아무튼 그래서 하게 된 것이 Buchhaltungskurs, 회계수업이었다.

BFI에서 실업자 대상 무료 수업으로 Buchhaltung Basis와 Buchhaltung I를 듣고

WIFI에서 유료 수업으로 Buchhaltung II를 들었고 오늘 마지막 수업이 끝났다.

시험도 다음달에 잡혀있고 아무튼 이런 내용은 다 자소서에 소상히 적었다.

 

 

대망의 첫 온라인 면접!

 

나는 회계팀 팀장과 1:1 면접이었고 먼저 자기 회사와 팀이 하는 일, 요즘 더 집중하는 일은 뭔지 등 먼저 간단한 소개를 들었다.

그다음엔 내가 간단하게 준비한 자기소개를 했고

면접관은 내 이력을 보면서 어떤 점이 자기 회사랑 맞는 것 같은지 알려줬다. ㅋㅋ 뭐야 이건

예를 들어서 전에 구매 인턴을 했을 때 Material Management 모듈을 써본 것을 언급하길래, 나는 아직 FI/CO는 안써봤지만 전반적인 시스템을 좀 알고 있어서 배우는 데 오래 안걸릴 거라고 말했고, 면접관도 구매 팀과 협업할 일이 많아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FI/CO 못한다고 까였던 지난 면접이 생각났던 부분...

그리고 오스트리아 지부이긴 하지만 발칸쪽 (불가리아, 체코 등) 사업장 관리를 주로한다면서 내가 러시아어를 배운 것을 높게 쳐주기도 했다. 사실 그쪽 언어는 아예 몰라서 쫄았는데 그냥 키릴문자를 아는 게 매력적이었을 수도...

그리고 간단한 회계 쪽 지식도 물어봤다. 당시 나는 Buchhaltung Basis 만 들었던 상태라 좀 긴장했지만 엄청 쉬운걸 물어보길래 내가 더 심화시켜서 이런 경우라면 저렇고 저런 경우라면 이렇게 분개한다고 답변했고, 면접관은 다 맞았다면서 또 칭찬해줬다.

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바가 무엇인지 물어봤는데 이때 약간 당황해서 나는 엄청 분석적인 사람이고 새로운 것을 빨리 배우는 편이라서 쩜쩜쩜... 이랬는데 면접관이 알아서 내가 독일어를 금방 배운 점이랑, 분석적인 것은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마무리를 해줬다. 이부분은 나중에 또 면접 갈일이 생기면 무조건 준비해야겠다 ㅠㅠ 아무튼 그래도 면접관이 좋게 봐줘서 다행이었다.

 

사실은 너무 쉬웠던 것 같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그 면접관이 먼저 나의 장점을 줄줄 읊는 느낌이라서 얼떨떨했다.

뭐, 3년밖에 여기 안 살았는데 벌써 독일어를 이리 잘하니 칭찬해주고 싶다느니, 회계 2수업을 벌써 끝내고 시험까지 칠 예정인 게 마음에 든다느니 등등. 너무 칭찬을 받아서 기분 좋기도 했지만 이래놓고 떨구면 진짜 배신감 느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초큼은 이미 붙은 느낌이었지만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상황은 이미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최대한 침착하려고 노력했다.

 

이때 사용한 온라인 면접 꿀팁 3가지가 있다.

참고로 이거 안하고 본 면접은 다 개같이 망했기 때문에 말잘 못하는 나에게는 아주아주 도움이 됐음.

 

1. 자기소개할 내용을 미리 작성해두고 계속 읽으면서 싹 외운다.

: 내용은 본인 개인정보(나이, 국적, 사는 곳, 여기 산 지 얼마나 됐는지) + 자소서 기반 이력 소개 + 이 회사 장점이랑 나랑 잘 맞을 것 같은 이유 하나, 해서 마무리

 

2. 말 잘하는 인상을 주기 위해 위에서 외워둔 자기소개를 포스트잇에 적어서 카메라 근처 화면에 붙여두고 읽는다. 이때 면접 직전 두세 시간 동안 셀프 동영상 찍으면서 시선처리 어색하지 않은지 꼭 확인!!

 

3. 질문할 거리 두세개 써두고 면접관이 질문 없냐고 물어볼 때나 할말 없어질 때 "Darf ich auch noch etwas fragen?" 시전하기!

: 나는 다음 채용프로세스, 팀에 대한 소개,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 그리고 인턴이면 인턴 끝나고 정직원 전환 가능성 뭐 이런 걸 물어보는 편이고, 추가로 처음에 회사 소개 들을 때 생긴 궁금증 같은 거 적어뒀다가 물어보기도 했다. 

 

 

면접 후 며칠 지나지 않아서 바로 2차 대면면접 초청이 왔고, 당연히 간다고 했다!

 

1시간 차타고 룰루랄라 정장 차려입고 한 30분 전에 주차장 도착해서 할 질문 같은걸 정리했다.

출발할 땐 안개가 잔뜩 껴서 운전할 때도 불안불안했는데 잘츠부르크는 너무 따뜻하고 날이 맑아서 기분이 좋았다. 우리동네는 패딩 필순데 거긴 셔츠만 입어도 될정도... 잘츠 사랑해

 

만반의 준비를 다한 뒤 카운터? 같은 데 가서 누구누구와 면접이 잡혀있다고 말하고, 임시 출입증을 받아 로비에서 기다렸다.

잠시 기다리니까 팀장이 직접 내려와서 같이 예약해둔 회의실로 들어갔다. 들어가는 길에 회사 분위기를 보는데 일반 오스트리아 회사랑은 다르게 한국처럼 하나의 큰 공간에 책상이랑 컴퓨터가 놓여있는 모습이었다. 서로 감시하기 딱 좋은... ㅎㅋ

 

회의실 들어가면서 어느 고속도로 탔냐, 나도 그쪽에서 출퇴근한다, 너네 집 근처 빵집 어디 아냐, 뭐 이런 잡담을 하고

들어가서는 그냥 엄청 편안하게 대화를 했던 것 같다. 팀장이 좀 독특한 게, 면접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설명을 하다가도, 나를 틈틈이 테스트하는 게 있다. 예를 들어서 최근에 중국 전기차 때문에 중국시장에서 매출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면서, BMW가 1년에 자동차 생산량이 얼마나 될 것 같냐고 물어보는 그런 느낌? 그래서 진짜 한 대충 2백만 이상은 팔지 않을까요? 했는데 진짜 210만 대 였나? 거의 맞힘 ㅋㅋ BMW는 평소에 별로 관심 없었는데 운이 좋았다. 나중에 면접 갈일 생기면 이런 정보를 외워가는 게 좋을듯..! 그밖에도 최근에 나온 모델명 뭔지 아냐고 물어보길래, 잠깐 이름이 기억안났지만 며칠전 유튜브에서 본 전기차 모델 Neuer Klasse에 대한 설명을 읊었다. 50년만에 첫 모델이었고 한국에서 발표했다길래 국뽕 차올랐던 내용이었는데 또 큰 도움이 됐다ㅎㅎ

 

아무튼 이런 작은 테스트들을 넘고 넘으며 한 40분 정도 대화를 했고, 준비해갔던 질문도 당당히 노트펴서 물어봤다. ㅋㅋ

자기 회사 장점이나 Gleitzeit (출퇴근 자율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말해주더니, 면접 말미에 인턴 자리를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답변은 고민해보고 나중에 말해도 된다고 했지만 나는 그냥 바로 덥석 물었다.

사실 다른 회사 면접 결과도 기다리는 중이고, 그 회사가 훨씬 더 매력적이지만 일단 난 하나라도 확실하게 하고 싶어서 바로 오케이했고, 팀장도 바로 HR팀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ㅎㅎ 그 자리에서 면접결과 말해주는 건 처음인데 다시 생각해도 짜릿하고 어안이 벙벙하다. 그렇게 신나서 잘츠 시내에서 쇼핑도 하고 밥도 먹고 돌아왔다. 히히 합격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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