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럽 사는 백수다.
대학원은 지지난 주 졸업했고
졸업 기념으로 슬로베니아 여행도 다녀왔고
수많은 이력서를 넣은 끝에 조만간 면접도 하나 잡혔다.
근데 그마저도 9월부터 시작이라 잘 돼봐야 당분간은 백수 예약이다...

유럽에서 백수의 삶은 서럽다.
일하지 않는 자, 병원도 가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학업이 끝났는데 일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보험료를 내야 한다.
학생일 때도 일 안하면 월 10만원 가량인데 쌩백수는 70만원이래나...
대신 '전업주부'로 전직하면 일하는 걸로 참작해준다고는 하는데
석사까지 졸업해서 전업주부가 될 내 처지가 참담할 뿐이다...
일을 안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못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 달까지는 집 근처 마트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상사한테 잘 못 찍힘 + 인간관계 관리 안함 이슈로 잘려서 그렇지...
잘린 건 내 잘못도 크고 빡빡한 상사 앞에서 정줄 놓고 일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하루아침에 해고통보 당한건 좀 분해서 부당해고로 고소할 예정이다.
법률비용보험이 있어서 패소부담도 없고, 승소하면 3달치 세전 월급을 받는다고도 해서 그냥 지르는 거다.
부당해고 고소 내용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내용일 수도 있을 것 같아 다음 티스토리에서 이어서 적어보도록 하겠다.
아무튼 이게 첫 시작이다.
엉망진창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고양이 두 마리, 봄 날씨,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냥저냥 살아간다.

앞으로 내가 한낱 학생 및 전업주부에서 자급자족해가는 과정을 적어보고 싶다.
그래서 티스토리 주소도 독일어로 Selbstversorgung (자급자족) 이다.
좁은 의미에서 자급자족은 텃밭에서 풀 뜯어먹는 삶을 말 한 거지만,
넓은 의미로 외국에서 자급자족해가는 과정을 그려보고 싶어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
기대해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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